추억 소환

인생도 무한연료 치트키

제갈티 2024. 9. 16. 10:02

커벌 스페이스 프로그램이라는 게임의 한장면

 

- KSP(kerbal space program)이라는 게임이 있습니다. 우리 태양계를 비슷하게 모방한 가상의 태양계를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여 로켓을 조립하고 발사하여 달에도 가고, 머나먼 행성에도 가는..그런 3차원 게임인데요..

- 혹자는 "이게 게임이냐? 물리 시뮬레이션이지 !" 라고 할 정도로 실제 우주의 물리학이 반영되있어서 그 난이도가 상당한 게임입니다.

- 게임을 몇번만 해보면 우주여행에서 연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금방 깨닫게 됩니다.

- 달착륙을 예로 들어보면, 달은 대기가 없어서 착륙할 때에 낙하산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. 따라서 달표면에 착륙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로켓을 조금씩 분사하면서 착륙해야만 하죠. 로켓분사는 물론 연료를 태우면서 이루어지구요.

- 이런식으로 우주여행의 모든 출발과 도착은 연료에서 시작해 연료로 끝납니다. 따라서 게이머들은 연료를 아끼기 위해 별짓을 다하게 되는데요...

... 중략...

게임속 로켓 조립동 모습

- 그렇게 어렵게 발사를 시키고 연료를 아껴가며 궤도를 계산해 머나먼 행성에 처음으로 착륙했을 땐 감동하여 눈물 핑~돌기도 하지요.

- 그렇게 재미있게 게임을 알아가던 어느 날.. 우연히 "무한연료 치트기"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.

- 그 치트키를 사용하면 연료가 무한대로 생성되어 연료 걱정 없이맘대로 가속하고 맘대로 감속하여 명왕성쯤에 해당하는 외소행성에도 손쉽게 다녀올 수가 있더군요.

- 그러자, 이제 게임 속에서 신세계가 열리나 보다 했는데.. 그와는 반대로 치트키를 안 순간부터 KSP 게임이 재미가 없어지더군요.

- 치트키로 무한연료를 쓰게 되니기를 쓰고 도전해 보려는 욕구도 사라지고 로켓조립의 흥미도, 개선 아이디어도, 연료를 아끼려고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던 아기자기함도 사라져 버리더라고요.

참으로 묘합니다..

혹시 돈도 인생도 이런 게 아닐까요? 하루아침에 무한으로 채워지는 수백억 원이 돈이 생기면 아이러니컬 하게도 아등바등 사는 맛도 인생사는 재미도 단번에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닐까요?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하지 않고 접어버린 그 게임처럼 끝내 인생도 접게 되는 건 아닐까요?

물론 이런 이야기를 주변인들에게 들려주면 대부분의 반응은

"그래도 한 번은 그런 돈이 있어봤으면 좋겠어!" 입니다만 저의 생각은 다릅니다.

어쩌면 결과보다 훠얼씬더 중요한 게 그 과정이라는 생각...

나이를 먹어갈수록 점점 더 그 생각이 맞다는 확신이 듭니다.